[미중 정상회담] 뉴욕 패싱하고 트럼프 만난 시진핑…유엔 위상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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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이 워싱턴DC에서 열리면서 유엔의 위상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방문 중 뉴욕의 유엔총회 일정은 건너뛰고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먼저 마친 점을 이 같은 맥락에서 조명했다.

NYT는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이 유엔의 국제무대에서의 입지가 약화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본다고 보도했다. 과거 시 주석은 2015년 미국 방문 때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총회에 참석한 바 있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유엔총회 참석을 생략했다. 이에 따라 유엔의 중요한 현안 처리에서의 영향력이 감소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제프리 프레스콧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시 주석의 불참이 “유엔 입장에 있어 치명적인 장면”이라면서, 워싱턴에 근접한 뉴욕을 거치하지 않은 점이 유엔의 위상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국제 현안에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최근 유엔의 위상 약화는 올해 총회에서 다룬 이란의 전쟁, 가자지구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명확히 드러난다고 지적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법적 구속력 있는 결의안 채택과 제재, 군사력 사용의 승인을 논의하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대립으로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제 현안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경제적·정치적으로 뒷받침하며 이란의 최대 교역국으로서의 위치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교역 중단을 모든 국가에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이란과의 교역을 지속하고 있다.

AI 문제에서도 유엔의 한계가 지적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적 AI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미국은 국제 규제에 반대하고 있으며 중국은 AI 개발의 급격한 제한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유엔총회 불참이 곧바로 유엔의 위상 약화로 해석되지는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유엔총회 참석과 워싱턴 방문을 하나의 일정으로 묶는 것이 백악관 정상회의의 의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중국은 시 주석 집권 이후 유엔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고 조직 내 영향력 확대에 적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고 다수의 유엔 기관에서 탈퇴했지만, 최근 미국이 유엔에 미납한 약 50억 달러 중 8억5천만 달러를 납부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했다.

유엔의 위상 약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대체할 국제기구의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방글라데시 외무장관 칼릴루르 라흐만은 “유엔은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존속해왔다”라며 유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