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타자기’로 생명의 탄생 추적…쥐 배아 세포 가계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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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수정란의 세포 분열 이력을 DNA 타자기로 기록해 한 생명의 세부 가계도를 재구성하는 연구가 성과를 냈다. 쥐의 수정란이 분열하면서 어떤 세포를 거쳐 다양한 조직으로 발전하는지, 13.5일째까지의 발달 궤적을 130만 개의 세포 수준에서 기록해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유전체과학과의 제이 셴두어 교수와 다트머스대 청샹 추 교수 연구팀은 김해동 워싱턴대 박사후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마우스 수정란의 게놈에 설계된 DNA 타자기를 삽입해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 테이프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도록 했고, 이 기록은 지워지지 않도록 구성됐다. 이를 통해 각 세포의 분열 이력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수정란 100개의 난자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임신 약 20일 중 13.5일에 해당하는 배아 10개를 분석했고, 그중 기록이 가장 잘 보존된 한 배아를 중심으로 자세한 분석을 수행했다. 타자기가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수정란에서 시작된 세포들의 발생 경로와 계통을 복원했고, 두 처음 나뉜 세포의 자손을 구분할 수 있었던 것이 특히 주목됐다. 연구팀은 초기 두 세포의 분화 경로를 구분하는 영구 표식이 생겨난 부분을 확인했고, 다양한 세포 유형은 거의 동일한 비율로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세포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역추적해 각 세포 유형이 언제 서로 다른 경로로 갈라져 나왔는지도 확인했다. 예를 들어 혈액세포와 망막은 비교적 이른 시점에 운명이 결정된 반면 피부의 바깥층은 비교적 늦게 결정됐다. 이런 결과는 포유류 발생 과정을 개체 전체 차원에서 추적하는 지도를 만드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해동 박사후연구원은 “종이 대신 세포의 DNA 위에 글자를 찍는 것처럼 기록이 남아 분열 이력을 정확히 재구성할 수 있었다”면서 “장기나 조직의 형성 과정 이해뿐 아니라 선천성 기형의 형성 원리나 비정상적 세포 증식이 암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치료용 세포 설계에에도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