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협력해 한국을 아시아·태평양의 AI 수도로 만들겠다는 비전은 제시됐지만, 1년째 구체적 실행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록 산하 뷰나에너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사업에 약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한다는 의향서는 발표됐으나, LOI(투자의향서) 이후 실제 투자 약정이나 법인 설립, 자금조달, 인허가, 착공 등 후속 절차는 진전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22일 뉴욕에서 체결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블랙록의 MOU에는 국내 AI 및 재생에너지 인프라 협력,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의 한국 설립, 향후 5년간 아태 지역 AI 전환을 위한 대규모 공동 투자 등이 담겼다. 당시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AI 수도’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자본을 연계하겠다며 협력을 약속했고, 정부도 가까운 시일 내 수조원 규모의 파일럿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LOI가 법적 구속력을 가진 확정 계약은 아니며, 데이터센터 사업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투자 약정이나 법인 설립, 금융 조달, 인허가, 착공 등 실제 추진 단계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선 일부 움직임이 있었다. 올해 7월 뷰나에너지를 포함한 한국서부발전과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러 파트너스가 500메가와트 규모의 태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한·블랙록 간 TF의 공식 회의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블랙록 측과의 TF 운영은 수시 소통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공식회의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투자가 실현되려면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 전력 공급, 인허가, 금융 조달 등 여러 조건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OI가 실제 투자와 착공으로 이어지려면 상당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투자 측의 관건은 세제 혜택과 전력 비용 등 인센티브, 각종 인허가 등 복합적인 조건을 어떻게 충족시키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MOU 체결 자체보다 구체적인 사업으로 추진하는 데가 더 어렵다”고 언급하며, 정부의 관여가 큰 대형 인프라 사업일수록 조건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뷰나에너지 한국법인을 포함해 블랙록 측과 계속 소통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이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출처: 연합뉴스

